1986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의 혈투와 한국시리즈의 잔혹사
1986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의 혈투와 한국시리즈의 잔혹사
1985년 삼성 라이온즈가 전·후기리그를 통합 우승하며 가을야구 자체가 소멸하자, KBO는 부랴부랴 '한 팀이 우승하더라도 포스트시즌은 강제 개최한다'는 새로운 규칙을 신설했습니다. 이 제도의 첫 번째 적용 대상이 된 1986년의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 승률 전체 1위의 위엄을 안고 KBO 역사상 최초의 플레이오프 무대로 향해야 했습니다.

KBO 초창기 영광과 가을의 잔혹사가 공존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클래식 심볼
- 플레이오프 결과: 삼성 라이온즈 vs OB 베어스 (3승 2패 삼성 승리, 한국시리즈 진출)
- 한국시리즈 결과: 삼성 라이온즈 vs 해태 타이거즈 (1승 4패 삼성 패배, 최종 준우승)
- 시리즈 핵심 사건: 1차전 진동한 투수의 '관중 던진 유리병 피습 부상', 3차전 대구 관중들의 '해태 구단 버스 방화 사건'
- 시리즈 결과 요약: 정규시즌을 폭격했던 압도적 전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전의 극심한 중압감과 외부 돌발 변수로 인해 또 한 번 준우승에 머문 비운의 가을 레이스
1. 최초의 사투: OB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
전기리그 1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선점해 있던 삼성은 후기리그 우승팀인 OB 베어스와 KBO 역사상 '최초의 플레이오프' 매치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양 팀의 자존심이 격돌한 이 시리즈는 매 경기 숨 막히는 접전이 이어지며 훗날 팬들 사이에서 치열한 명승부로 회자됩니다.
삼성은 1차전 선발 김일융의 완봉급 호투로 1-0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었으나, 장호연과 최일언을 앞세운 OB의 반격에 밀려 2차전과 3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1승 2패의 탈락 위기에 몰렸습니다.
운명의 분수령이었던 잠실 4차전, 삼성은 완투한 김시진의 역투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대구로 돌아와 치러진 최종 5차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7-3으로 승리, 시리즈 스코어 3승 2패로 간신히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러나 이 5차전까지의 극한 레이스는 삼성 투수진의 체력을 크게 소모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2. 가을 잔혹사의 서막: 1차전 '진동한 투수 유리병 피습 사건'
전·후기리그 모두 2위를 기록하며 힘을 아끼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있던 영호남 라이벌 해태 타이거즈와의 대결은 1차전부터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대형 악재와 마주했습니다.
10월 19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삼성 선발 진동한은 7회초까지 해태 타선을 단 1안타로 묶으며 2-0 리드를 이끄는 완벽한 호투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공수를 교대하며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오던 그 순간, 흥분한 관중석에서 날아든 빈 소주병(유리병)이 진동한의 머리를 직격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부 부상으로 진동한이 급하게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고, 삼성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에이스 김시진을 긴급 투입했습니다. 급격하게 흔들린 마운드는 결국 8회말 1점을 내준 데 이어 9회말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3-4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정규시즌 내내 완벽했던 삼성의 투수 운용 플랜이 외부 돌발 변수 한 방에 완전히 무너져 내린 가슴 아픈 순간이었습니다.
3. 분노와 광기: 3차전 '해태 구단 버스 방화 사건'
2차전에서 김일융의 완투로 2-1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1승 1패 균형으로 맞춘 삼성은 홈구장인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으로 돌아와 3차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1차전 역전패의 후유증과 체력적 한계는 깊었습니다.
10월 22일 3차전에서 삼성은 경기 초반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해태의 홈런포를 막아내지 못하며 5-6으로 다시 한번 뼈아픈 한 점 차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경기 종료 직후, 연속된 역전패와 1차전 원정에서의 피습 사건에 극도로 흥분한 일부 홈 관중들이 폭도로 돌변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구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해태 타이거즈 구단 전용 버스 주변으로 몰려든 관중들은 버스 유리창을 모두 깨부순 뒤, 내부 커튼에 불을 질렀습니다. 대형 고속버스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여 전소되는 이 장면은 뉴스 사회면을 대대적으로 장식했으며, 프로야구 초창기 관중들의 과격한 팬심이 낳은 KBO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헤프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4. 1986년 삼성 라이온즈 포스트시즌 경기 결과 총정리
| 단계 | 매치업 | 최종 스코어 | 주요 사건 및 특이사항 |
|---|---|---|---|
| 플레이오프 | vs OB 베어스 | 3승 2패 승리 | KBO 역사상 최초의 플레이오프 레이스,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 진출 |
| 한국시리즈 | vs 해태 타이거즈 | 1승 4패 패배 | 진동한 유리병 피습(1차전) 및 홈구장 해태 버스 방화 사건(3차전) 발생 |